우연히 인터넷에서 죽기 전 꼭 봐야 할 영화 중 멋 훗날 우리라는 영화 제목을 본 적이 있습니다. 워낙 나라, 장르를 가리지 않고 작품을 보는 저로써는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영화라고 하니 꽤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추천을 하는 만큼 정말 여운이 길었던 영화인데 오늘은 이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한번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가장 현실적인 먼 훗날 우리의 첫사랑
이 영화는 기차안에서 우연히 처음 만나게 된 남자 주인공 린젠칭과 여자 주인공 팡샤오샤오가 친구가 되고, 연인으로 발전하지만 가난하고 누추한 현실 앞에서 이별을 하는 스토리입니다. 사실 여기까지만 봤을 때는 흔한 첫사랑 소재라고 생각할 수 있기도 하지만 이 영화에서는 첫사랑이라는 소재를 마냥 예쁘게만 포장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첫사랑을 소재로 한 영화들 중에서도 이 영화가 가장 현실적인 첫사랑 이야기를 담은 영화인 것 같습니다.
줄거리
몇년전 이별을 했던 젠칭과 샤오샤오는 우연히 베이징으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마주치게 됩니다. 때마침 폭설로 비행기가 연착되고 그렇게 둘은 호텔에서 하룻밤을 묵게 됩니다. 그리고 이 두 사람은 서로의 과거를 회상하면서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10년 전, 고향으로 가는 기차 안에서 우연히 처음 만난 젠칭과 샤오샤오는 그때도 지금처럼 폭설로 인해 중단된 기차에서 내려 고향까지 걸어가다가 친구가 되고 젠칭과 젠칭의 아버지가 고향집에 반겨줄 가족이 없었던 샤오샤오를 식사자리에 초대하면서 두 사람은 더욱 가까운 친구 사이가 됩니다. 젠칭은 샤오샤오에게 첫눈에 반했지만 베이징에 사는 남자와 결혼하여 안정적으로 살고 싶은 꿈을 가지고 있는 샤오샤오에게는 더 이상 다가가지 못합니다. 샤오샤오는 다양한 방법으로 알게 된 남자들과 연애를 시작하며 베이징 드림을 꿈꾸지만 본인의 뜻대로 잘 되지 않았고, 심지어 갈 곳 없는 신세가 되어버리자 젠칭집에서 신세를 지게 됩니다. 한편, 성공하기 위해 베이징에 올라와 대학을 졸업하고 친구들과 컴퓨터 가게를 운영하며 생계를 이어나갔지만 이런저런 이유를 대며 친구들이 떠나버리자 결국 불법복제 CD를 파는일 하게 된 젠칭은 샤오샤오가 연애에 실패할 때마다 위로하며 곁에 있어줬고 그렇게 그 둘은 오랜 시간을 함께하고 여러 사건들을 겪으며 연인으로 발전하게 됩니다. 하지만 여전히 경제적으로 그들의 삶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고, 성공한 친구들을 본 젠칭은 자존감까지 바닥을 치자 하고있던 일도 내팽개치고 매일매일 게임만 하며 의미 없는 나날을 보내게 됩니다. 그리고 그런 젠칭을 더 이상 볼 수 없었던 샤오샤오는 결국 이별을 고했고, 뒤늦게 샤오샤오를 따라나간 젠칭은 막상 눈앞에 있는 샤오샤오를 붙잡지 못합니다. 이 이별을 통해서 젠칭은 본래 하려고 했던 게임 개발에 몰두하게 되고, 만든 게임을 대박까지 치며 성공한 후 베이징에 집까지 사게 됩니다. 그렇게 젠칭은 드디어 샤오샤오가 꿈꾸는 남자가 되었지만 그때의 샤오샤오는 이제 없습니다.
유채색과 무채색
이 드라마속에서는 두 사람이 과거 얘기를 나눌 땐 유채색으로 비치고 현재의 모습을 보여줄 땐 무채색으로 비칩니다. 아무리 힘들었다고 할지라도 서로의 곁에 있었을 때가 더 행복하고 아름다웠기 때문에 색감이 풍부한 유채색으로 비친 게 아닐까 싶습니다. 색으로 과거와 현재를 구분하는 이 영화는 우리가 생각하고 꿈꾸는 완벽한 사랑은 그저 판타지에 불과할 뿐이라고 이야기하는 것 같습니다.
익숙함에 속아 뒤늦게 깨닫게 되는 것
그렇게 10년만에 다시 만난 젠칭은 성공해서 결혼도 했고 아이도 있는 반면 샤오샤오는 여전히 혼자 힘들게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샤오샤오는 눈물을 흘리며 다시 만난 젠칭에게 I miss you라고 말하고 이에 젠칭은 나도 보고 싶었다고 말하지만 샤오샤오는 다시 내가 널 놓쳤다며 자신은 늘 젠칭을 사랑했다고 말합니다. 이제 서로를 생각하며 슬퍼할 자격도 없고 아무것도 해줄 수 없는 두 사람은 서로의 미래를 응원하며 제대로 된 이별을 하게 되고, 샤오샤오는 뒤늦게서야 젠칭의 아버지가 남긴 편지를 보게 됩니다. 편지 속 젠칭의 아버지는 젠칭과 샤오샤오가 함께 하지 못해도 샤오샤오는 여전히 자신의 가족이라고 말합니다. 만약 이 편지를 샤오샤오가 더 빨리 보게 됐더라면 자신에게도 진정한 가족이라고 말해줄 수 있었을 테지만 이제는 자신을 가족이라고 말해주는 젠칭의 아버지는 곁에 없습니다.
'소중한 이를 잃기전에 미안하다고 말하세요, 더 늦기 전에 사랑한다고 말하세요'라는 문구는 영화 먼 훗날 우리의 모든 내용을 대변해주는 것 같습니다. 오직 남자와 여자의 이야기에 국한되지 않고 샤오샤오와 젠칭의 아버지, 젠칭과 젠칭의 아버지 사이를 어떤 말보다 잘 표현해준 문구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모두 익숙함에 속아 소중함을 잃지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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